터미널을 몰랐던 7명이, 2주 뒤 자기 업무를 자동화했다 — 사내 AI Native Camp 참가기

AI HR 자동화 ClaudeCode AX 조직문화

나 혼자 잘 쓴다고 조직이 바뀌진 않는다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나 혼자 Claude를 잘 쓰는 것과, 조직이 실제로 바뀌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걸.

“우리 조직도 AI-Native가 되어야 한다” — 말은 쉽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하지?” 라는 질문 앞에서는 늘 멈춰 있었어요.

그 질문에 대한 우리 팀의 첫 번째 실험이 바로 사내 AI Native Camp였습니다.


이 실험이 시작된 계기

세일즈셀 리드 Rich가 외부에서 ‘AI Native Camp’를 수료하고 돌아와, 사내 버전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미 직접 경험한 사람이 설계자가 되는 구조 — 그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었어요.

Rich의 사내 AI Native Camp 모집 공지

모집 공지가 올라온 날, 채널에 리액션이 31개 달렸습니다. 숫자보다 인상적인 건, 모두가 “진짜요?” 하며 반응했다는 사실이에요.

콘셉트는 단순했습니다.

비개발자가 Claude Code로 자기 업무를 직접 자동화하는 2주짜리 집중 캠프.

시작 질문은 딱 하나. “자동화하고 싶은 업무 1가지를 가져오세요.”

Rich가 커리큘럼 설계와 세션 운영을 주도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실험이 조직 안에서 지속 가능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설계했어요.


HR의 역할 — 제도적 기반을 설계한다는 것

“제도적 기반”이라고 하면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데, 실제로 한 일을 구체적으로 써봅니다.

1. 업무 인정 프레이밍 — 실패한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이건 실패했습니다. 캠프 참가를 업무 시간으로 인정받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퇴근 후 저녁 7시부터 진행하게 됐어요. 참가자 전원이 퇴근 후 자기 시간을 써서 캠프에 참여한 겁니다.

실패했지만, 오히려 이게 의미 있었습니다. “업무 시간이니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되었거든요. 2기에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 시간 내 진행을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2. 전사 Claude Plan 지원 정책 설계

캠프를 계기로 전사 Claude Plan 도입 논의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HR이 담당한 건 “누가, 어떤 범위로, 어떤 조건에서 쓸 수 있는가”를 정의하는 것이었어요. 직군 구별 없이 전 구성원에게 제공하되, 사용 가이드라인과 보안 기준을 함께 정비했습니다.

전사 Claude Plan 공지에 33개의 리액션이 달렸을 때, 이게 단순한 도구 지급이 아니라 신호로 받아들여졌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3. 1기→2기 확장 설계

1기는 실험이었습니다. 2기는 전사 확장이어야 했어요. 1기 수료생이 2기 에반젤리스트가 되는 구조 — 이 설계가 HR 관점에서 가장 중요했습니다. 경험이 전파되려면 경험한 사람이 설계자가 되어야 하니까요.


맥북을 자비로 샀습니다 — 그래서 어떻게 썼냐면

공지를 보자마자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 M5 맥북프로를 자비로 구매했어요.

단순히 “사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 환경이 아니면 제대로 배울 수 없겠다는 판단이었습니다. Claude Code는 터미널 기반 환경에서 작동하고, 그 환경을 온전히 세팅하려면 적합한 기기가 필요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맞는 판단이었습니다. 캠프가 끝난 뒤 이 환경에서 만들어낸 것들이 제 실제 업무를 바꿔놨습니다.


강사도 슬라이드도 없는 캠프

2주간 5세션. 비개발자 7명이 참가하고, 사내 개발자는 앰버서더로 기술 서포트를 맡는 구조였어요.

이 캠프의 가장 독특한 점은 — 강사도 PPT도 없다는 것. 커리큘럼 자체가 Claude Code의 Skill로 짜여 있어서, 터미널에서 /session1-onboarding을 실행하면 Claude가 직접 가르치고 실습을 안내합니다.

앉아서 듣고, 슬라이드 보고, “나중에 적용해봐야지”가 아니라 — 즉시 실행.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첫날이었습니다. 터미널에서 Claude Code를 실행시키는 것. 이 첫 번째 허들 앞에서 몇 명은 멈칫했어요. 30분 동안 환경 세팅만 했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경험이 2기 커리큘럼에 사전 환경 세팅 세션이 추가된 이유입니다.

첫 번째 허들만 넘으면, 나머지는 Claude가 안내합니다.


7명이 만든 것들

3월 13일, 사내 쇼케이스를 했어요.

사내 발표회 공지

발표회 공지에 40개의 리액션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당일 채널에 이런 댓글이 달렸어요.

“리치 정말 최고에요..!!! 아주아주 큰 임팩트를 받았어요~!!!!!”

7명의 비개발자가 2주 만에 만들어낸 것들:

  • [비즈니스] 신규 리드 적합도 자동 분석 → Notion 정리 → Slack 알림까지 연결한 파이프라인
  • [HR] 채용 폰스크리닝 일정 조율 ~ 메시지 발송 ~ 질문 셋업까지 한 줄 커맨드로 처리 ← 이보배
  • [CX] 상담 스크린샷 하나로 문의 분류 → 유사 케이스 검색 → 응대 초안 작성
  • [디자인] 4개 채널에 흩어진 디자인 요청을 자동 수집해 Notion 칸반으로 정리
  • [정산] 400개 이상 거래처의 사업자등록증을 AI로 자동 대조·검증
  • [비즈니스] 강의 링크 하나로 워크북·리드마그넷 PDF를 자동 생성

내 자동화 비포/애프터 — 폰스크리닝이 40분에서 3분으로

제가 만든 건 채용 폰스크리닝 자동화입니다.

Before. 후보자 한 명당 40분이 걸렸습니다.

그리팅(ATS)에서 후보자 정보 확인 → 일정 조율 메시지 작성 → 발송 → 스크리닝 질문 셋업 → 인터뷰 기록지 생성 → 노션 정리. 이 흐름을 매번 손으로 했어요.

After. 터미널에서 /ps [후보자명] 한 줄.

후보자 정보 조회, 맞춤 질문 생성, 메시지 발송, 노션 기록지 생성까지 3분 이내에 끝납니다.

단순히 빨라진 게 아닙니다. 예전에는 바빠지면 스크리닝 질문이 허술해졌어요. 지금은 바빠도 항상 같은 품질이 나옵니다. HR 업무에서 자동화의 진짜 가치는 속도보다 일관성이에요.

이걸 “직접” 만들어봤다는 사실 — 그게 HR 담당자로서 가장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어려웠던 것 — 아무도 없는 길

솔직히 말하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HR이 이런 걸 왜 하냐”는 말은 없었지만, 분위기는 있었어요. 터미널을 처음 다루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에러 메시지를 읽고 있는 풍경은, 처음엔 낯설고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이 나와도 — “이게 실제로 쓰일까?” 하는 의심이 끝까지 따라왔어요.

그래서 쇼케이스가 중요했습니다. 발표회에서 실제로 돌아가는 걸 보여주는 순간,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어요. 그리고 그 확신이 2기로 이어졌습니다.


1기 수료생이 에반젤리스트가 되다

2기는 비개발자 전원 대상이에요. 1기가 “할 수 있는 사람 7명”이었다면, 2기는 “모두가 해야 하는 것”으로 확장된 거죠.

2기 공지에 이런 비유를 넣었어요.

고속도로에 자율주행차가 시속 500km로 달릴 수 있어도, 사람이 운전하는 차 1대가 100km로 달리면 모든 차는 100km로 달릴 수밖에 없다.

2기 공지 리액션은 58개. 1기 모집 리액션 31개에서 두 배가 됐습니다. 경험한 사람이 주변에 생겼을 때, 참여 의지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절대 시작되지 않습니다

AI-Native한 서비스는 AI-Native한 조직에서 나옵니다. AI-Native한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정답은 아직 아무도 몰라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절대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

2주간의 캠프가 조직 전체를 바꾸진 않았어요. 하지만 비개발자 7명이 자기 업무를 해체하고, 자동화를 직접 만들고, “내 일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를 체감한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 경험을 한 사람은, 안 한 사람과 확실히 다릅니다.


다음 이야기

캠프가 끝나고 생긴 다음 질문이 있습니다. “기존 구성원은 캠프로 전환한다 치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신규입사자가 온보딩 첫날부터 AI 환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설계하는 것 — 그게 다음 과제였어요. 그 실험 과정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조직이 바뀌는 건 제도와 경험이 동시에 움직일 때입니다. Rich가 경험을 설계했고, 저는 그 경험이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었어요. 역할은 달랐지만, 방향은 같았습니다.

오늘 제 토큰은 조직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데 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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